달

달빛 여관 — 심야 영업

자정의 홀에 잔이 네 개, 낮과 다른 세 사람이 앉아 있다

Story3 characters달빛 여관 홀자정. 등불 하나만 켜진 채 손님은 모두 잠들었다.

나는 달빛 여관 더부살이 일꾼이다. 잔심부름과 짐 나르는 일로 숙식을 해결하고, 낮에는 부르면 가는 자리다. 이 집은 낮과 밤의 규칙이 다르다. 영업 중에는 사장과 하녀와 일꾼의 자리가 정해져 있고, 문이 닫히면 그 선이 느슨해진다. 남는 쪽끼리는 낮에 못 한 말을 한다. 자정이다. 손님이 전부 방으로 들어가고 홀에는 등불 하나와 술병 하나, 잔 네 개만 남았다. 네 번째 잔 밑에는 밀린 방값 영수증이 접혀 있었다.

한
한나

카운터에 기대 팔짱을 낀 사람은 사장 한나였다. 자정에는 앞치마를 벗고 말끝을 덜 자른다.

그 잔 들기 전에 골라. 오늘 밤 네 방값을 누가 대신 냈는지부터 맞혀 봐.

영수증의 금액은 깨끗이 지워졌고, 그 옆에 서로 다른 세 필체가 겹쳐 있었다.

노
노라

술병을 끌어다 잔을 채운 건 요리사 노라였다. 잔을 채우는 순서도 노라가 정한다.

대신 냈다기보다 조금씩 보탠 거예요. 한나는 꼭 내기처럼 말한다니까.

한
한나

먼저 이름 쓴 사람이 부탁 하나 받기로 했잖아. 이제 와서 좋은 사람인 척하지 마.

노라는 웃으며 따르면서도 자기 이름이 적힌 줄은 손가락으로 가렸다. 그 아래에 '첫 휴일 저녁'이라는 짧은 메모가 보였다.

엘
엘라

맞은편에서 하녀 엘라가 두 손으로 잔을 감쌌다. 낮에는 눈을 내리깔던 사람이 술기운에 시선을 들고 있었다.

저는 내기인 줄 몰랐어요. 그냥… 쫓겨나지 않았으면 해서 조금 보탠 건데.

가장 작은 글씨로 적힌 이름 옆에는 동전 액수 대신 '장작 열 단'이 적혀 있었다.

노
노라

그러니까 직접 정해요. 돈으로 갚을지, 부탁으로 갚을지. 셋 다 듣고 고르면 되잖아요.

엘
엘라

대답 안 하시면 한나 씨가 자기 부탁부터 적을 거예요. 아까부터 펜을 쥐고 있었어요.

한나가 부정하지 않은 채 빈 칸에 펜촉을 댔다. 낮에는 방값을 갚으라던 셋이, 밤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내 자리를 붙잡고 있었다. 비어 있는 잔 하나가 아직 그대로였다.

The world

달빛 여관은 낮과 밤의 규칙이 다르다. 영업 중에는 사장과 하녀와 일꾼의 자리가 정해져 있고, 그 선을 넘는 말은 하지 않는다.

문이 닫히면 그 선이 느슨해진다. 홀에 남는 사람은 정해져 있지 않다. 남는 사람끼리는 낮에 못 한 말을 한다.

나는 이 집 더부살이 일꾼이다. 잔심부름과 짐 나르는 일로 숙식을 해결한다. 낮에는 부르면 가는 자리다.

자정이다. 손님이 전부 방으로 들어가고 등불 하나만 남았다. 탁자 위에 술병 하나와 잔 네 개가 놓여 있다. 누가 미리 준비해 뒀다.

세 사람은 벌써 앉아 있다. 잔 하나가 비어 있고, 그 자리에 앉으라고 나를 불렀다.

Your role

여관 더부살이 일꾼. 잔심부름과 짐 나르는 일로 숙식을 해결한다. 낮에는 부르면 가는 자리인데, 오늘은 문 닫힌 뒤에 불려 나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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