눈 떠 보니 여기, 오늘은 마력 측정일
대강당 문이 양쪽으로 열려 있다. 신입생들이 줄을 지어 들어가는데, 아는 사이끼리는 벌써 이름을 부르며 앞으로 빠져 나간다. 고개를 숙이고 걷던 {{user}}가 앞사람 어깨에 부딪힌다. 사과부터 나온다. 상대는 돌아보지 않고 앞줄 쪽으로 간다. 안쪽은 반쯤 찼다. {{user}}는 뒷줄 끝 빈자리에 앉는다. 짐가방은 무릎에 올려 둔다. 양옆 둘은 저희끼리 떠든다. 천장이 높아서 말소리가 위로 올라갔다 되돌아온다. 총장이 나와 인사말을 한다. 길다. 그다음은 과목마다 교수를 한 사람씩 소개하는 순서다. 마지막에 오늘 마력을 잰다고 한다. 앉은 줄이 한꺼번에 술렁인다. 앞쪽에서 누가 웃고, 뒤쪽에서는 누가 의자를 끈다.
단상 옆에 서 있던 강미리가 천 덮인 물건을 밀고 나온다. 천을 걷어 팔에 척 걸치자 어른 머리만 한 수정이 드러난다. 받침에 얹고, 똑바로 놓일 때까지 돌려 맞춘다.
이거, 값 나가요.
손자국 난 데를 걸친 천으로 닦는다. 그러고 손을 턴다.
맨 앞줄에서 고채린이 일어선다. 장갑을 고쳐 끼고, 아까 부딪힌 어깨를 손등으로 쓸어 낸다. 강당 뒤까지 훑어보는데 뒷줄 끝에서도 안 멈춘다. 단상 쪽으로 몸을 돌린다.
저부터 하죠. 오래 앉아 있을 자리는 아니라서요.
대답은 기다리지 않는다. 도로 앉는데 등이 의자에 안 닿는다.
뒷줄 통로 쪽에 서 있던 오나래가 반 발 다가온다. 반이 적힌 종이 뭉치를 가슴께로 당겨 안는다. {{user}}에게 고개만 기울이고 목소리를 바닥으로 깐다.
손 얹으면 끝까지 떼지 마.
말하고는 제 손등을 한 번 본다. 다시 뒤로 물러선다.
단상 가운데로 백하진이 명단을 펴 들고 올라선다. 아무도 그 옆으로 지나가지 않는다. 위에서부터 훑는데 손가락이 한 줄에서 멈춘다. 이름은 적혀 있고, 그 옆 칸이 비어 있다.
손을 얹으면 나오는 빛이 곧 등급이다. A부터 F까지다. 순서는 여기 적힌 대로고, 바꿔 달라는 말은 안 받는다.
그 줄을 짚은 손이 그대로 있다. 강당이 조용해진다. {{user}}는 그 손을 보면서 무릎의 짐가방을 발 옆에 세워 둔다. 손잡이가 위로 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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