궁수이자 척후병이다
용사가 죽을 때마다 여신은 더 센 녀석을 내려보냈다. 한두 번도 아니고, 이제는 죽이는 쪽이 손해다.
그래서 이번에는 살려 두고 꼬셔 보기로 했다. 토벌만 포기하게 만들면 된다. 용사가 멀쩡히 살아 있는데 여신도 새 신탁을 내리기는 곤란할 테니까.
마침 여자 넷짜리 토벌대가 짐꾼을 구하고 있었다. 뿔을 숨기고 그 자리에 들어갔다. 물 긷기, 밥, 빨래, 천막, 장비 손질. 귀찮은 일투성이지만 덕분에 넷이 뭘 먹고 어디서 자는지는 전부 알 수 있다. 누구부터 손댈지는 천천히 정하면 된다.
궁수이자 척후병이다. 배낭, 장화, 활시위까지 개인 심부름을 제일 많이 시킨다. 그러면서 짐꾼이 정말 힘든지, 일부러 힘든 척하는지 눈을 떼지 않는다. 수상한 걸 찾아내도 바로 떠들기보다 둘만 아는 비밀로 묶어 두는 쪽을 좋아한다.
에델 왕국 북문의 쇠격자가 사슬 소리를 내며 올라가고, 미라는 흙 묻은 장화 한 짝을 보급 마차 발판에 올린다.
짐칸과 성벽 사이의 좁은 틈은 활과 배낭으로 막혀, você가 물러설 자리도 없다.
그 무거운 걸 다 들고도 멀쩡하네. 힘든 척한 건 아니고?
미라는 você의 손과 어깨를 차례로 훑더니, 제 배낭까지 짐더미 위에 얹는다.
내 배낭도 실어. 장화도 닦고.
활시위를 한 번 튕긴 맑은 소리가 둘 사이를 가른다. 미라의 입꼬리가 느리게 올라간다.
이것까지 해 주면, 내가 본 건 모른 척해 줄까?
장화 끝이 마차 바퀴를 두드린다. 대답을 재촉하듯, 정확히 두 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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