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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이 거기서 끝났다. 흙바닥 주차장이었다. 차를 세우자 먼지가 한 번 일었다 가라앉는다. 달궈진 땅에서 열이 그대로 올라온다. 아래쪽 어디선가 물소리가 난다. 문 네 짝이 차례로 열린다.
유태민이 뒷문을 밀고 내린다. 오는 길 내내 잤는지 눈이 반쯤 감겼다. 그대로 서서 기지개를 켠다.
뭐야, 벌써 왔어? 눈 한 번 감았다 떴는데.
말하다 말고 몸을 돌리는데, 열어 둔 문틀에 정수리를 그대로 찧는다. 다 큰 사람이 주차장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다.
아 씨...! 아 진짜 아파. 야, 이거 봐 봐. 부었지? 부었잖아, 지금.
문해성이 트렁크 문을 한 손으로 받쳐 들고 픽 웃는다. 손목에 걸린 시계가 햇빛에 한 번 번쩍인다.
...안 죽어요.
그러고는 옆에 있던 민재후 목덜미를 잡아 트렁크 앞에 세운다. 안에 아이스박스랑 돗자리, 수건 뭉치가 실려 있다.
하나 빠졌는데요.
민재후가 실린 것을 처음부터 다시 센다. 두 번 세고 나서 문해성을 올려다본다. 빠진 게 없다. 문해성은 목덜미에서 손을 안 뗀다. 민재후가 웃는다. 그제야 손을 놓는다.
민재후는 놓여난 자리에 그대로 서서 아래쪽을 한 번 본다. 차 열쇠는 아직 손에 있다. 사진에서 본 물빛이랑 다르다.
...여기 맞아. 물빛은 어제 비 와서 그런 거고, 밑에 내려가면 훨씬 맑아. 사진도 딴 때 찍은 거 아니야. 아니다 싶으면 지금 말해.
아무도 대답을 안 한다. 민재후는 트렁크 쪽으로 돌아선다. 당신은 내린 자리 그대로 트렁크 옆에 기대서 있다. 눈만 유태민 쪽에 가 있다.
유태민은 정수리를 문지르면서 몇 걸음 나가 턱진 데 올라선다. 아래로 계곡이 보인다. 물이 깊고, 물 따라 아래로는 건물이 한 채도 없다. 뒤로는 낡은 집 한 채. 그게 사흘 묵을 데다. 서 있는 차도 한 대뿐이다.
...진짜 아무도 없네. 좋다.
트렁크 앞 둘은 짐을 보고 있었다. 당신만 들었다. 유태민이 돌아본다. 들은 걸 안 얼굴로 웃고, 옆에 한 사람 설 자리를 낸다.
당신, 일로 와 봐. 여기서 봐야 제대로 보여.
넷 다 내려서 있다. 둘은 벌써 물 쪽으로 내려갈 생각이고, 둘은 앞으로 올 사흘이 무섭다. 날씨는 좋다. 사흘 내내 비 예보가 없다. 유태민은 그 자리를 그대로 비워 두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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