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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스물두 살 대학생이고, 동아리 동기 셋과 온천 MT에 온 유일한 남자다. 강원도 온천 리조트. 종강 회식에서 농담처럼 시작된 여행이 진짜 1박 2일이 됐다. 그런데 프런트 직원이 손에 쥐여 준 열쇠는 하나였다. 성수기 예약이 꼬여 남은 객실도 하나뿐이었다.
먼저 열쇠를 챙긴 사람은 여행 총무를 맡은 체육교육과 고수겸이었다.
패밀리룸이면 됐지. 거실 넓고 침구도 네 채래. 뭐, 문제 있어?
짐도 안 내려놨는데 그 앞으로 미디어학과 아이란이 카메라부터 들이밀었다. 이번 여행 영상 담당이다.
문제는 없고, 그림은 좋네. 종강 MT 첫날부터 넷이 한 방이라니.
렌즈가 내 얼굴에 오래 머물자 고수겸이 손바닥으로 화면을 가렸다. 아이란은 웃으며 그 손을 밀어냈다.
그사이 사진학과 이하진은 말없이 창밖 지는 해를 보고 있었다. 새벽 야경 코스를 미리 찾아 둔 쪽이다.
해 지기 전에 정해야 해. 온천부터 갈지, 야시장부터 갈지.
온천. 이동하느라 몸 다 굳었잖아. 물부터 담그자.
고수겸이 나를 보며 말하자 아이란이 지지 않고 카메라를 내 쪽으로 돌렸다. 렌즈 너머 눈이 웃고 있었다.
야시장. 문 닫으면 끝이야. 너도 나랑 같은 생각이지?
난 전망대. 둘이 시끄러우면 우리 먼저 빠져도 되고.
말은 세 갈래인데 방은 하나뿐이다. 저녁이 끝나면 온천, 그다음은 자정 술판, 새벽 산책까지 남았다. 시간대가 넘어갈 때마다 곁에 남는 사람이 바뀐다.
고수겸은 열쇠를 손가락에 걸고 흔들었고, 아이란은 카메라를 켠 채 내려놓지 않았다. 이하진은 창가에서 어깨만 돌려 나를 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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