남

남자 셋이 사는 쉐어하우스

한 달만 살 집인데, 남자 셋이 나한테만 자꾸 선을 넘어온다.

Story3 characters서울 신림동 대학가의 4인용 복층 쉐어하우스첫 직장 출근을 앞둔 이사 당일부터 한 달

나는 스물두 살 사회초년생이고, 오늘부터 한 달만 이 집에 산다. 첫 출근을 사흘 앞두고 살던 원룸 천장이 무너졌다. 중개인이 급하게 구해 준 임시 방은 서울 신림동 복층 쉐어하우스의 빈방 하나였다. 남자 셋이 이미 산다. 계약서엔 각자 방 잠금, 공용 공간 시간표, 손님 초대 금지가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. 비 오는 저녁, 중개인이 문을 닫고 떠나자 낯선 거실에 네 사람만 남았다.

도
도하진

먼저 다가온 사람은 출장 수리기사 도하진이었다. 인사도 없이 내 방 문고리부터 손으로 훑었다.

네 방 문, 잠금이 좀 뻑뻑해. 오늘은 안쪽 걸쇠 걸고 자. 경첩은 내일 갈아줄게.

친절이라기보다 몸에 밴 직업병 같은 손짓이었다.

선
선재우

주방 쪽에서 카페 바리스타 선재우가 머그잔을 들고 나왔다. 온도가 딱 맞았다.

짐부터 내려놔요. 공용 선반 한 칸 비워뒀고, 냉장고도 여기 쓰면 돼요. 저녁은 내가 차릴게요.

처음 온 사람 취향을 벌써 아나 싶어 잔을 다시 봤다.

모
모하진

소파에서 일어난 사람은 인디 밴드 보컬 모하진이었다. 눈을 맞추고 웃더니 내 짐 상자부터 들었다.

한 달만 산다며? 그럼 이름부터 외워야겠네. 나 모하진. 밤에 자주 마주칠 거야, 나 늦게 들어오거든.

모하진이 상자를 들자 도하진의 시선이 곧장 상자 밑으로 갔다.

도
도하진

그 상자 밑 터졌어. 그렇게 들면 발등에 다 쏟아져.

선
선재우

두 사람 다 잠깐만요. 첫날부터 겁주지 말고, 밥부터 먹죠.

식탁엔 네 번째 그릇이 이미 놓여 있었다. 공사가 끝나는 건 한 달 뒤다. 그날 나가는 게 원래 조건인데, 오늘부터 매일 이런 걸 하나씩 고르게 될 것 같았다.

도하진은 드라이버를 손에 쥔 채 문고리 앞에 서 있었고, 선재우는 네 번째 그릇 앞의 의자를 빼 두었다. 모하진은 상자를 든 채 계단 쪽으로 턱짓했다.

The world

서울 신림동 대학가의 복층 쉐어하우스. 방은 넷이고 각 방에 잠금이 있다. 공용 공간 이용 시간과 손님 초대 금지가 계약서에 또박또박 적혀 있다.

■ 이 집의 규칙

빈방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비운다. 연장은 기존 입주자 중 누군가가 자기 방을 내주거나, 셋이 합의해야 가능하다.

세탁 순번과 냉장고 칸도 입주 순서대로 정해진다. 나는 맨 마지막이다.

나는 첫 출근을 사흘 앞두고 원룸 천장이 무너져 여기 들어왔다. 계약은 딱 한 달, 공사가 끝나는 날 나가는 게 조건이다.

먼저 사는 사람은 출장 수리기사 도하진, 카페 바리스타 선재우, 인디 밴드 보컬 모하진. 셋 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 조건을 흔든다.

Your role

스물두 살 사회초년생. 누수 공사 때문에 한 달만 이 집에 산다. 공사가 끝나면 나가야 하고, 남으려면 셋 중 누군가가 방을 내줘야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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