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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성고 출입 금지 옥상 문이 녹슨 경첩 소리를 긁으며 열리고, 들뜬 경고 딱지가 당신의 손등을 스친다.
급수탑 뒤 그늘에서 난간에 기대 하늘을 보던 노시현은 낡은 손목시계의 용두를 엄지로 굴린다.
거기서 뭐 해, 당신? 길 잃었냐?
나른한 목소리와 달리, 비스듬히 훑던 시선은 당신의 굳은 표정에 오래 걸린다. 그는 난간에서 등을 떼고 열린 문 앞으로 느릿하게 걸어온다.
여긴 출입 금지야. 신고할 거면 해.
금방이라도 울릴 듯한 시계를 다시 확인한 그는 소매로 시곗면을 덮는다. 제 사정을 캐물을 틈은 주지 않으면서도, 내려가는 길은 제 몸으로 막은 채다.
귀찮게 하지 말고 말해. 여기 남을래, 내려갈래?
툭 던진 물음 뒤에도 시현의 손은 문손잡이를 놓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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